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Greeting

고도원의 아침편지..구독 취소~

친구 김학신과의 채팅을 통해서 우연히 알게 된 "고도원의 아침편지"를 구독하기 시작한 지 대략 1달 가량 되어가는데, 오늘 드디어 수신취소 버튼을 눌렀습니다. 아침마다 무료로 배달되는 그야말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혹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좋은 이야기들을 굳이 수신거부한 이유는.. 글쎄요, 무엇보다 제 마음이 닫혀있어서 그런게 아닐까 하는 짐작 정도...

기본적으로 제 마음속에는 한가지 개똥철학(?)이 있습니다. 외부의 어떤 자극을 통한 변화 보다는 먼저 내 마음을 잘 살펴보자.. 뭐 이런식의 ^^;;
이제 서른 다섯밖에 안된(?) 나이로는 너무 빨리 정리하고 있는 거 같기는 하지만, 그런 카운셀러 식의 좋은 얘기들.. 이미 제 마음속에서 한 번씩 거쳐간 생각들이라고 느낄 때가 많아요. 그리고 지금의 제 현실에 맞추어 보면 너무 뜬 구름 잡는 얘기 같기도 하고요. (편지 하나를 수많은 사람에게 보내야 하는 시스템의 한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만..)

초등학교 때인가 소크라테스의 "너 자신을 알아라"라는 말을 어느 명언록에서 보았을 때, 저는 무지 황당했습니다. '이게 무슨 명언이야~'라는 반응 정도. 그리고 더 나중에 그 소크라테스가 세계 3대 성인으로 꼽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을 때도 비슷한 반응이었지요.
그런데, 군대에 가서... 제 자신에 관해 돌아 볼 시간이 많아지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. 딱히 어떤 결론을 내린 건 아니지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안다는 건 내 평생을 두고 풀어 나가야 하는 숙제라는 생각은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.
극히 개인적이고 어쩌면 조금은 위험한(?) 생각인 것도 같지만.. 고도원의 아침편지나 기타 카운셀러 같은 성격의 좋은 글들은 그 숙제를 풀어 가는데 별 도움이 못된다는 걸... 이번 기회를 통해 나시 느낍니다.

처음의 마음처럼 계속 이어지고 있지는 못하지만 제 블로그의 Sub 타이틀을 "나에게로 떠나는 여행"이라고 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랍니다. 하루하루 나에게 일어난 일들과 그것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하면서 내 자신을 살펴보기. 제가 블로그를 하는 이유랍니다. ^^

** 잡담 - 매트릭스1편에서 네오가 맨 처음 오라클과 만나는 부엌..그 입구 위쪽에 소크라테스의 글이 액자에 새겨져 있답니다...오라클(=선지자)에게 자신의 미래에 대해 물어보러 오는 사람들은 사실 그 말이 정답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는 얘기겠죠?.. 따지고 보면 네오와의 첫 대면에서 오라클이 말한 건 결국 '네 자신을 알아라'라는 말을 이리저리 돌려서 얘기한 거라는... 억지도..^^